'유아복→골프복' 환골탈태…해피랜드에 무슨 일이?

입력 2022-04-28 14:45   수정 2022-04-28 15:20

토종 유아복 전문기업 해피랜드코퍼레이션(옛 해피랜드)이 골프 의류 사업을 앞세운 종합 패션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저출산 여파로 유아복 시장이 쇠락하는 가운데 골프 의류 사업에 나선 게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우뚝 섰다는 평가다.

임용빈 해피랜드코퍼레이션 회장이 1990년 창업한 이 회사는 철저한 품질 관리를 통해 수입 제품에 버금가는 품질로 육아맘들의 지갑을 열었다. 이후 ‘압소바’, ‘파코라반베이비’, ‘리바이스키즈’ 등 해외 유아복 브랜드를 국내 백화점에 입점시키며 사업을 확장했다. 2010년대 들어선 보유 브랜드가 11개까지 늘었다. 전국 대형마트에도 ‘해피랜드’ 브랜드 매장을 공격적으로 출점하면서 2010년대 초반 매출 2000억원 대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출생아 수가 급격히 줄면서 유아복 사업을 벌이는 경영진의 고민도 깊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출생아는 2000년 64만 명에서 2010년 47만 명, 2020년 27만 명으로 크게 줄었다. 인구 구조 변화로 소비층이 줄면서 회사 내부에선 “침몰하는 배에 올라탄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펜디, 버버리, 몽클레르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앞다퉈 유아동복 시장에 진출한 것도 악재였다. 아이 한 명을 위해 부모, 조부모, 삼촌, 이모, 고모까지 지갑을 연다는 뜻의 ‘에잇포켓’이란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아이를 위해 소비를 아끼지 않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명품 유아복의 인기도 올라갔다. 한정된 내수 시장에서 유아복만으로는 회사 성장을 장담할 수 없던 터였다.

임 회장은 2009년 일본 골프 의류 브랜드 엠유스포츠의 국내 판권을 획득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전국 800여 개의 오프라인 유통망을 신사업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었다. 2015년에는 프랑스 여성복 브랜드 ‘리우. 조’를 국내 백화점에 출시하고, 2019년에는 골프의류 브랜드 ‘스릭슨’을 선보이며 골프 의류 사업을 한층 강화했다. 하지만 여전히 유아복 사업이 주력인 탓에 골프 의류 사업 비중은 20~30% 수준에 머물렀다.

코로나19 사태는 해피랜드코퍼레이션이 주력 종목을 뒤집고 ‘환골탈태’에 나선 계기가 됐다. 코로나 사태로 오프라인 상권이 침체하자 2020년 이마트, 롯데마트 등 전국 대형 마트에 입점한 160여 개 유아복 매장을 정리하는 대신 온라인 쇼핑몰을 대대적으로 강화했다. 대형 마트별로 제각각이었던 유아복 브랜드가 정리된 데다 해피랜드코퍼레이션을 통해 국내 시장에 진출한 수입 유아복 브랜드들이 일부 철수하면서 한 때 10여 개였던 브랜드는 유아복 브랜드인 해피랜드와 압소바, 골프 의류 브랜드인 엠유스포츠와 스릭슨 4개로 압축됐다.

해피랜드코퍼레이션의 골프 의류 사업 비중은 최근 절반까지 올라왔다. 최근 골프 인구가 급증하면서 관련 소비가 늘어난 덕분에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5% 성장한 80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억2000만원으로 2017년 이후 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해피랜드코퍼레이션은 이달 초 임 회장의 장남인 임남희 신임 대표를 선임하며 본격적인 2세 경영의 막을 올렸다. 그는 제일모직(현 에버랜드) 가두상권개발팀을 거쳐 2012년 해피랜드코퍼레이션에 입사, 회사의 미래 먹거리 발굴과 사업 다각화에 주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 대표는 “변화하는 시대에 빠르게 대응하고 선택과 집중으로 회사를 이끌어 나갈 것”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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